Saturday, September 15, 2018

[목회수상] 인생의 바다로 보내진 우리 (09/'16/18)




작년 목회자 학교 총무를 하면서 플로리다에 있는 Key West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Key West는 플로리다의 맨 끝에 여러 섬들이 연결된 곳입니다.  이곳은 Key Lime파이와 <노인과 바다>를 쓴 헤밍웨이가 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바다에서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는 산티아고 할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조각배를 띄워 고기를 잡는 산티아고는 이웃 소년 마놀린과 함께 배를 타는 것이 작은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84일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자, 사람들은 살라요’(최악의 사태, 완전한 몰락)가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소년의 부모도 소년을 다른 배의 조수로 보내 버리고 맙니다.  홀로 남은 산티아고는 먼 바다로 홀로 배를 저어 나갑니다.  그리곤, 오랜 사투 끝에 그는 낚시대로 거대한 물고기 한 마리를 잡고 맙니다.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가운데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떼가 노인과 노인의 물고기를 공격합니다.  목숨을 건 사투 끝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노인의 배에는 앙상하게 남은 고기 뼈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노인은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향하게 됩니다.
노인과 바다는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노인과 같이 바다에 던져진 존재.  무언가를 이루려고 노력해도, 상어 떼가 달려들어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괴로운 현실.  바다는 고요하고, 평온한 것 같지만, 그곳에 던져진 우리는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산티아고와 같은 모습일 것입니다. 
산티아고처럼 성경에도 바다와 같은 곳에 던져진 존재들이 늘 존재합니다.  광야에 던져진 이스라엘 백성들.  가나안 땅에서 이방인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바벨론에 끌려간 남유다의 젊은 청년들.  모두 바다에 혼자 남겨져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의 존재가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잡은 큰 물고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삶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나의 업적을 나타내는 삶도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일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지켜 나가며, 그분의 존재를 감사하는 삶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잡았는지, 그것이 얼마나 큰지, 어떤 물고기인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일들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은혜를 주시는지에 더욱 더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우리가 함께 집중해야 할 일은 주님이 주신 바다에서 보내주신 분의 뜻을 따라 사역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나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바르게 감당할 때,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상급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고, 하나님께 드릴 때, 온전한 믿음의 성장과 성숙이 우리 안에서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들이 함께 만들고, 세워 나갈 교회의 모습일 줄 믿습니다.  큰 생선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줄 게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셨던 주님과의 이야기가 나의 삶 속에서 살아 역사한다면 그것 만으로도 족합니다.  저와 여러분의 삶 속에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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