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30, 2017
Saturday, September 23, 2017
[목회수상] "영어보다 소중한 마음의 소통" (9/24/17)
미국에 온 지도 횟수로 13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오기 위해 대학교 4년 내내 새벽반 영어 학원을
다녔습니다. 영어로 말하기를 잘하기 위해 회화반을 듣고,
영어 듣기를 위해서 CNN 듣기, 미국 드라마 듣기반도
수강했습니다. 토플시험을 6개월 앞두고는 새벽반을 듣고,
학교를 마친 저녁에 유명하다는 압구정에 있는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기까지 했습니다. 참 힘들었지만 열심으로 준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토플점수가 잘 나왔고,
2004년 Claremont 신학대학원에 입학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족할 만한 점수도 받았고, 어느정도 영어에 자신감도 생긴
채로 대학원 첫 수업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학원
첫 수업을 마치고 든 생각은 ‘아...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였습니다. 토플은 그저 대학원 공부를 위한 첫 걸음일 뿐이었고,
본격적인 신학대학원 공부는 저에게 큰 부담과 도전이었습니다.
영어를 참 좋아했지만, 막상 공부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배우고, 차근차근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를 거쳐서 오는 대학원인데, 저는 토플만 보고 왔으니
어려운 게 당연했습니다. 그래도 주저하고 있을 수 만은 없으니,
미국에 올 때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길을 열어 주실
줄 믿고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한 주에 읽어야 하는 독서량이
어마어마했는데, 읽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숙제를 하고, 미국 친구를 찾아가서 틀린
문법과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교정 받으면서, 쓰는 능력도
익숙해져 갔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이
왔을 때에는 그 어느때보다 긴장을 했습니다. 한국말로 해도
어려운 신학적 문제들을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 만으로도
두려웠습니다. 매 학기 두려운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며 학업에 임했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졸업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교회에서도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귀한 기회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담임 목사이신 Paige 목사님께서 급하게 팔목 수술을 받으셔야
했기에, 지난 주일 설교와 예배 전체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예배를 보고, 성경 봉독, 인도자로 서 왔지만, 제가
모든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까지 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영어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요, 부담이었습니다.
신학대학원 첫 학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큰 두려움이었지만
매시간 열심으로 임했던 그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져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드디어 주일
예배가 시작되고, 하나 둘 씩 준비한 대로, 경험한대로 인도하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예배 후 마지막으로 나가시는 성도님과
악수를 나누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저에게 하나님께서 한가지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목회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교인분들은 저의 서투른 영어 설교도 은혜로 받아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수고했다고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어떤 분은 이메일로, 어떤 분은 전화로 격려해주시고, 고마움을
전해 주셨습니다. 미국에 오기까지 언어만 열심으로 준비했던
저에게 하나님은 관계와 소통으로 목회의 새로운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미국 와서 영어 때문에 민망할 때도, 때로는 부끄러울 때도
많지만, 목회 만큼은 언어를 뛰어 넘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어바인 드림교회 여러분.
언어와 세대를 뛰어 넘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주님이 함께 하시면,
우리가 나누고 베푸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보다 귀하고,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Sunday, September 17, 2017
[목회수상]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교회 (09/17/17)
지난 수요일 지방 목회자 안수 위원회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제가 왜 목회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는지? 어떤 은사가 있는지? 신학적인 지식은 잘 준비되어 있는지? 목회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1시간 가량의 질문과 답을 했습니다. 그 질문들은 때로는 저를 난처하게 하기도 했지만, 감사함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여러 질문들이 좋았지만, 그 중 가장 무겁고 힘든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한 목사님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지금 북한이 핵개발을 통해서 국제 사회에 큰 문제를 일으키고, 사람들을 위협하는데, 당신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갑자기 북한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받게 되니, 등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목회자로서 북한의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의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하였습니다.
저는 가족이 북한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분단의 아픔에 대해서 고민했던 김정호 목사님과 함께 사역을 했습니다. 북한과 통일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한 목사님의 말씀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북한에는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셨고, 그들을 위해 하나님의 사람들을 사용하십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의 형제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형제, 자매들이 고통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은혜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마음이 바로 측은히 여기는 마음 Compassion 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공적인 영역은 바로,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통해서 사랑의 실천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께 집중하며, 그분의 뜻을 알기 위해 노력했을 때, 그 분은 우리의 마음 속에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주셔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십니다. 홈리스들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 중독에 빠진 부모 곁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해 힘겨운 삶을 사는 사람들, 북한의 우리 동포들,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왔다가 나이가 많아 불법 체류자가 되어 제대로 된 혜택도 받지 못하고 떠돌다가 이제는 미국에서 추방 위기에 몰린 우리의 젊은이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찾아가라고 마음을 주셨습니다. 목회자가 된다는 것, 이런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 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인터뷰 과정 가운데,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았습니다. 나는 얼마나 어려운 사람들을 알고, 그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가 함께 힘을 모으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나만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함께 모두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매년 하는 인터뷰지만, 이번 인터뷰가 더욱더 저에게 와 닿는 이유는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깊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우리 어바인 드림교회 성도님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반드시 이루실 일들입니다.
Saturday, September 9, 2017
Saturday, September 2, 2017
[목회수상] 허리케인 하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09/03/17)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휴스턴 지역에 물난리가 났습니다.
카테고리 4등급인 하비는 텍사스주를 강타하였고, 45만명의
수재민을 발생시켰습니다.
피해액만 최대 1000억달러 (112조 4700억원)에 달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태풍 하비는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생명을 잃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가족이 탄 승합차가 불어난 물에 쓸려 가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노인 복지시설에서는 911 전화가 폭주하는 바람에 구조가
늦어져 오랜 시간 불어난 물 속에서 지내다가, 주변 사람들이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구해준 사건도 있습니다.
아이만 살리고 죽은 엄마의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하루 아침에 생활 터전인 집이 물에 잠겼습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에는 약탈이 이어졌습니다.
헬기와 구명보트로 사람들을 구하는데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우리 인간은 너무나 작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하는 일에는 기적도 일어납니다.
물 난리 소식을 들은 주변 주민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구명
보트를 트럭에 싣고 휴스턴으로 향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재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우리 연합감리교회 구제 위원회인 UMCOR
(United Methodist Committee on Relief)도 신속하게 재난 현장에
보내질 개인용 텐트, 세면도구, 타월, 속옷 등이 담긴 긴급 구호
물자를 각 지역의 연합감리교회들로 부터 받아서 휴스턴으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이 장벽을 쌓아서 불법이민자를
차단하겠다고 한 멕시코에서도 미국을 돕겠다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각 지역마다 어려움에 처한 휴스턴 주민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고통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곳에서 미국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교회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을 전하고,
함께 극복하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교회라는 공간은
예배당의 기능을 넘어,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돕고 품는 장소도
되어야 합니다. 지난 주 휴스턴에서 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가장
큰 교회중의 하나인 Lakewood 교회가 화재였습니다.
‘긍정의 힘’으로 잘 알려진 조엘 오스틴(Joel Osteen) 목사는
하비로 인해 지역이 큰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교회는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교회로 찾아가 교회가 어떻게 수해를 입은
사람들을 도울지 준비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교회는 아무 준비도 없었습니다. 비난이 쏟아 졌고, 급기야
화요일 저녁 교회는 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Shelter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아닌 같은 지역,
바로 옆에 있는 이웃이며, 자기 교인들이며 앞으로 전도해야
할 사람들에게 교회는 예배당이면서 동시에 구원을 위한
Shelter입니다.
아직도 휴스턴에 있는 교회 가운데 6%만이 교회문을 열고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는 지진이나 큰 재난이 날 경우 American Red-Cross
와 연결이 되어 교회 건물 자체가 적십자의 건물이 됩니다.
이 일들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함께 모이고 있습니다.
큰 재난이 왔을 때, 사람들은 교회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봅니다. 믿음의 실체를 고난 가운데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고난 속에서 빛이 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음주에는 태풍 하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특별헌금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작은 손길이 재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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