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3, 2017

[목회수상] "영어보다 소중한 마음의 소통" (9/24/17)






































미국에 온 지도 횟수로 13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오기 위해 대학교 4년 내내 새벽반 영어 학원을 
다녔습니다.  영어로 말하기를 잘하기 위해 회화반을 듣고,  
영어 듣기를 위해서 CNN 듣기, 미국 드라마 듣기반도 
수강했습니다. 토플시험을  6개월 앞두고는 새벽반을 듣고,  
학교를 마친 저녁에 유명하다는 압구정에 있는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기까지 했습니다.  참 힘들었지만 열심으로 준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토플점수가 잘 나왔고
2004Claremont 신학대학원에 입학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족할 만한 점수도 받았고, 어느정도 영어에 자신감도 생긴 
채로 대학원 첫 수업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학원 
첫 수업을 마치고 든 생각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였습니다.  토플은 그저 대학원 공부를 위한 첫 걸음일 뿐이었고,  
본격적인 신학대학원 공부는 저에게 큰 부담과 도전이었습니다.  
영어를 참 좋아했지만, 막상 공부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배우고, 차근차근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를 거쳐서 오는 대학원인데, 저는 토플만 보고 왔으니 
어려운 게 당연했습니다.  그래도 주저하고 있을 수 만은 없으니
 미국에 올 때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길을 열어 주실 
줄 믿고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한 주에 읽어야 하는 독서량이 
어마어마했는데, 읽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숙제를 하고, 미국 친구를 찾아가서 틀린 
문법과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교정 받으면서, 쓰는 능력도 
익숙해져 갔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이 
왔을 때에는 그 어느때보다 긴장을 했습니다.  한국말로 해도 
어려운 신학적 문제들을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 만으로도 
두려웠습니다.  매 학기 두려운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며 학업에 임했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졸업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교회에서도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귀한 기회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담임 목사이신 Paige 목사님께서 급하게 팔목 수술을 받으셔야 
했기에, 지난 주일 설교와 예배 전체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예배를 보고, 성경 봉독, 인도자로 서 왔지만, 제가 
모든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까지 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영어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요, 부담이었습니다.   
신학대학원 첫 학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큰 두려움이었지만 
매시간 열심으로 임했던 그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져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드디어 주일 
예배가 시작되고, 하나 둘 씩 준비한 대로, 경험한대로 인도하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예배 후 마지막으로 나가시는 성도님과 
악수를 나누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저에게 하나님께서 한가지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목회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교인분들은 저의 서투른 영어 설교도 은혜로 받아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수고했다고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어떤 분은 이메일로, 어떤 분은 전화로 격려해주시고, 고마움을 
전해 주셨습니다.  미국에 오기까지 언어만 열심으로 준비했던 
저에게 하나님은 관계와 소통으로 목회의 새로운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목회자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미국 와서 영어 때문에 민망할 때도, 때로는 부끄러울 때도 
많지만, 목회 만큼은 언어를 뛰어 넘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어바인 드림교회 여러분.   
언어와 세대를 뛰어 넘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주님이 함께 하시면,  
우리가 나누고 베푸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보다 귀하고,  
값지다는 것을 깨닫게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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