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케리어스 트라우마를 이겨냅시다.’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습니다.
마치,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차디찬 배 안에 함께 있는 것만 같습니다.
뉴스를 볼 때마다, 기도하는 시간이 찾아올 때마다, 성경을 펼 때마다,
아직도 차가운 배 안에 있는 학생들과 희생자들이 계속해서 떠오릅니다.
바리케리어스 트라우마(Viricarious Trauma=대리적 외상 증우군)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방송 화면으로
비극적인 장면을 지속적으로 보게 되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감 능력이 발휘가 됩니다. 그러면서, 점차 화면 속의
일들이 나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결국에는 당사자의 입장으로
사고를 바라보게 됩니다. 특별히 피해규모가
크거나, 어린아이가 많을
경우
공감 능력이 커지고, 오랫동안 지속이 됩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약한 분들은, ‘내가 저런 상황 가운데에서, 구조를
못 받으면 어떻 하지?’ 라는 고민을 갖게 되면서, 그 상황을 경험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고, 결국은 그 고통을 직접적으로 겪게 되는 병이
바로 바리케리어스 트라우마입니다.
우리 모두가 결국은 같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주간, 한국의 사고를 바라보면서, 마음 속의 큰 아픔과,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아쉬움과, 고통 가운데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활절 주일도, 침통한 마음 가운데, 보내게 된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가운데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운데, 희망은 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고를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봉사하시는 분들이 있었고,
안산과 진주를 오가며, 자신의 돈으로 기름값과 헌신을 한 택시기사들도 있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산소통 매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잠수부들,
외국인 노동자인데, 한국이 너무 고마워서, 각종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던
외국인 자원봉사자들, 우체국이 마비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선물과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 묵묵히 피해자 가족들 가운데,
그들이 알듯 모를 듯 주위를 맴돌며 기도하시던 수녀님,
각 교회에서 먹고 축하하는 행사를 중단하고, 함께 모여 기도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 그리고, 우리 가운데 그 어느 누구보다도 슬퍼하시며,
울고 계실 우리 예수님. 이 모두가 우리가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번 주님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자,
이겨내야 할 순간임을 다시 한번 고백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 그리고 피해자들께
위로와 은헤가 있기를,
그들과 우리
모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바리케리어스 트라우마는 우리가 함께 기도함으로 극복할 수 있고,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 안에 있는 소망과 믿음을 세상과 나누며,
함께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겨내는
것이 아니요,
내 안의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셨던 것처럼,
우리와 함께 이길 수 있게 도와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