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신실한 신앙인을 만날 때 입니다. 제가 2014년 이곳 미국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면서, 여름성경학교 보조 교사로 섬긴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그룹을 인도하던 미국인 리더는 90세를 넘긴 달린 호그 (Darleene Hoag)할머니 였습니다. 처음 할머니의 나이를 들은 순간 ‘할머니가 아이들보다 먼저 지쳐서, 쓰러지시면 안되는데...’ 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달린 할머니는 너무나 열정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했고, 5일간의 강행군이었던 여름 성경학교를 잘 마쳤습니다. 달린 할머니는 교회일에 아주 열심이었습니다. 매 주일 예배 전에 입구에서 예배 드리러 오는 사람들과 악수하고, 환영하는 일을 열심으로 하셨습니다. 손을 잡아보면, 인생의 굴곡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손이었는데, 그 손은 언제나 따뜻했습니다. 달린 할머니는 성만찬을 받으러 나올 때면, 언제나 제 눈을 바라보아주었습니다. 제가 ‘This is Body of Christ for you’라고 이야기하면, 제 눈을 보면서, ‘Amen, Thank you Brandon’이라고 꼭 아멘을 하시고, 제 이름을 불러 주었습니다. 달린 할머니는 작년부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를 자주 나오지도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 교회를 나오지 못하고, 병원과 재활치료원을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16일 달린 할머니는 하나님의 품으로 떠나갔습니다.
지난 목요일 오전, 사무실을 지키는 미국인 성도인 다이엔과 달린 할머니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다이엔을 통해서 안 사실은 달린 할머니는 초등학교 건널목을 지키는 봉사를 수십년간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보면, 학교 주변 건널목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동현이 학교에서 나이가 지긋이 드신 할머니 두 분은 언제나 웃으면서 Stop 사인을 들고 아이들에게 인사도 하고, 격려도 해 주십니다. 동현이를 픽업하는 곳에 계신 할머니는 언제나 저를 보면서 동현이가 아주 착한 아이라고 늘 칭찬을 해 주십니다. 달린 할머니는 그런 봉사를 쉬지 않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달린 할머니의 생일날 학교에서 준비한 현수막에는 ’달린 고마워요, 달린 사랑해요’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좋은 교우와 헤어지는 것입니다. 참 좋은 교우를 하나님 품으로 떠나 보내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다양한 삶 속에서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과 함께 모두가 인정하고 행복해 하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자연스러워야 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면서, 은밀하게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신실하고 정직하고 행복한 사람이 신앙인이기를 늘 소망합니다. 신앙은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가 나의 삶을 통해서 은은하게 묻어 나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달린 할머니의 삶이 그랬습니다. 은은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 주던 달린 할머니는 저에게 참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하나님 품으로 갔습니다.
사랑하는 어바인 드림교회 여러분.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여러분의 삶 속에 은은히 채워 나가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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