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ne 10, 2015

[목회칼럼] 어마어마한 헌금함 (6/6/2015)








지난 주, 친구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원전도사, 내가 문을 닫는 교회에서 근사한 헌금함을 구했는데, 줄 테니 한번 보자구.’  

 그래서, 친구를 만났고, 친구는 제게 어마어마한 크기의 헌금함을 선물해주었습니다.   
헌금함의 크기는 큰 배추는 담는 박스만큼 큰 박스였습니다.  
 앞에는 큰 글자로 헌금함이라고 적혀 있고, 나무로 아주 멋지게 장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헌금함을 받고,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두었는데, 자리만 차지하고,
불편하기 이를 때 없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큰 헌금함이 필요한가라는 궁금증도 생겨났습니다.

‘Indulgentia’ (大赦=대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인 면죄부의 원래 용어입니다.   
중세 가톨릭 교회가 신자들에게 고해성사 이후에도 남아있는 벌의 일부나 
전체를 사면해 주었음을 증명해주는 문서입니다.  

 중세 시대에는 대규모 건축이 활발했습니다.  
 그리고, 전도도 지금처럼 끊임없이 이루어지면서, 교회는 건축비와 포교를 위해서 
이 대사를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1517년 성 베드로 대성당 건립을 위해 대사를 판매하고 있을 때
 마틴 루터는 면죄부 판매를 반대하면서, <95개조 반박문>을 내붙이고
 공개토론을 주장하면서 종교개혁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중세 시대에 교회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건축도 하고, 각종 사업과, 거대해지는 조직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죄를 사면해 준다는 대사까지 팔아가며 교회를 키워나갔던 것입니다.   
선물 받은 어마어마한 헌금함을 보면서
 중세시대의 교회들의 모습이 2015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 가운데에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농담으로 그 헌금함은 세들백 교회에 가져다 놓아도
3개월은 지나야 그나마 다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커서, 교회가 문을 닫아서 떠돌이 신세가 된 헌금함을 보면서,  
교회가 변해야 하며,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너도나도 건축을 하던 시기에는 모든 교회가 부흥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 교회는 저 교회보다 멋진 건물, 더 좋은 스피커가 필요해, 라는 경쟁의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건물크기와 그동안 빌렸던 돈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교회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니가 가지고 있는 능력 위에, 지식 위에,  
모아온 사람들 위에, 추종세력 위에, 돈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의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나가는 것입니다.  
 큰 헌금함에 채워지는 헌금으로 교회를 세워나가는 것이 아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한 그 고백들 위에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져 나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우리 어바인 드림교회도 그런 교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어마어마한 헌금함은 사라지지만, 우리 성도님들의 신앙고백은 하늘에 쌓여 갑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믿음이 저에게는 어마어마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모두가 그런 어마어마한 믿음의 고백이 우리 안에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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